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댕댕런 코스에서 들릴만한 빵집

by 런린이의 러닝 로그 2026. 2. 26.

댕댕런에 참여하면서 솔직히 제 목표는 러닝보다 빵집 투어였습니다. 러닝 초보자가 8km 코스를 완주할 수 있었던 건, 중간중간 들른 광화문과 서순라길 일대의 베이커리 덕분이었죠. 안국역에서 출발해 서순라길을 지나 종각역으로 이어지는 이 코스는, 러닝보다는 거의 미식 탐방에 가까웠습니다. 아침 8시에 시작했기 때문에 서순라길의 많은 카페가 아직 문을 열지 않았던 게 아쉬웠는데, 다음엔 루트를 바꿔서 러닝 후 모닝 커피를 즐기는 코스로 계획해보려 합니다.


댕댕런 코스의 핵심, 베이커리 투어 전략


댕댕런은 러닝과 소셜 활동을 결합한 크루 러닝(Crew Running) 형태의 운동입니다. 여기서 크루 러닝이란 혼자가 아닌 여럿이 모여 함께 달리면서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러닝 문화를 의미합니다. 제가 참여한 코스는 안국역을 출발해 서순라길과 종각역을 거쳐서 경복궁 둘레를 돌아 다시 안국역으로 돌아오는 약 8km 구간이었는데, 이 코스의 가장 큰 매력은 중간중간 들를 수 있는 베이커리가 많다는 점입니다.

첫 번째로 들른 곳은 그랑서울에 위치한 파리 루브르 바게트였습니다. 런던베이글뮤지엄의 콘셉트를 연상시키는 이곳에서 샌드위치와 음료를 마시며 한참을 쉬었죠. 러닝 중 탄수화물 섭취는 글리코겐 보충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는데, 여기서 글리코겐이란 우리 몸이 운동 시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저장 형태의 포도당을 말합니다.




두 번째 목적지는 애소아소금빵이었습니다. 소라빵으로 유명한 이곳은 방금 구운 소금빵을 맛볼 수 있는데, 1인당 구매 수량이 제한되어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습니다. 갓 구운 빵의 풍미는 마이야르 반응(Maillard Reaction)의 결과물인데, 이는 당과 아미노산이 열에 의해 반응하면서 고소한 향과 갈색 빛깔을 만들어내는 화학 작용입니다. 

마지막으로 안국역 근처 안국153을 방문했습니다. 러닝을 핑계로 한 빵집 투어였지만, 이런 재미 요소가 없었다면 8km를 완주하기 힘들었을 겁니다.


서순라길 카페의 특별한 정체성


이번 댕댕런때에는 서순라길에 있는 카페를 못 가봤지만 다음엔 꼭 가보리라 다짐하며 서순라길 가볼만한 카페를 추려봤습니다. 서순라길은 전통 한옥과 현대적 감성이 공존하는 거리로, 최근 몇 년간 MZ세대의 핫플레이스로 자리잡았습니다. 이 지역의 카페들은 루프탑 구조, 한옥 리모델링, 북카페 콘셉트 등 각자의 정체성을 명확히 구축하고 있습니다.

솔방울베이커리는 혜리가 방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더욱 유명해진 곳입니다.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는 너트크림 라떼인데, 아몬드 시럽과 피칸 크림의 조합이 특징입니다. 한옥 마당에 자리한 소나무는 전통 조경의 핵심 요소로, 한국 정원 문화에서 소나무는 절개와 지조를 상징하는 수목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트마리는 서순라길에서 가장 인기 있는 루프탑 카페입니다.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는 과정이 다소 불편하지만, 돌담길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2층은 다락방처럼 프라이빗한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어, 공개된 루프탑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제공합니다.

파이키는 'Finders keepers'라는 의미를 담은 북카페입니다. 테이블마다 종이와 연필이 배치되어 있어 독서하며 메모하기 좋은 환경이죠.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할 만한데, 카페 라떼의 산미가 적절해 장시간 머물기에 부담이 없습니다.

서순라길 카페들의 공통점은 단순히 음료를 파는 공간이 아니라, 각자의 콘셉트와 스토리를 확실하게 구축했다는 점입니다. 이런 차별화 전략은 F&B 업계에서 '컨셉 다이닝(Concept Dining)'이라 불리는데, 쉽게 말해 음식이나 음료 외에도 공간의 분위기, 스토리, 경험 자체를 상품으로 제공하는 전략을 의미합니다.
 

러닝 코스 재설계, 다음엔 이렇게


제가 참여한 댕댕런은 아침 8시에 시작했기 때문에, 서순라길의 대부분 카페가 아직 영업 전이었습니다. 수수커피브루잉은 핸드드립 커피와 가죽 공방을 함께 운영하는 곳인데, 이번엔 문이 닫혀 있어 들르지 못했죠. 이곳은 커피 원두를 직접 선택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스페셜티 커피(Specialty Coffee) 문화를 경험하기 좋은 곳입니다. 스페셜티 커피란 미국 스페셜티 커피 협회(SCAA) 기준 80점 이상의 품질을 인정받은 고급 원두로 추출한 커피를 말합니다.

거처는 전통 디저트를 판매하는 카페로, 팥빙수가 시그니처 메뉴입니다. 진한 팥과 부드러운 우유, 쫄깃한 떡의 조화가 일품이라고 하는데, 다음 방문 시 꼭 맛보고 싶습니다. 오미자차, 미숫가루, 현미 가래떡구이 등 한국 전통 간식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선택지죠.

러닝 코스를 재설계한다면 서순라길을 마지막 구간으로 배치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8km를 완주한 후 오전 10시쯤 서순라길에 도착하도록 시간을 조정하면, 대부분의 카페가 영업 중일 겁니다. 러닝 후 30분 이내에 탄수화물과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 근육 회복에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으니, 운동 직후 모닝 커피와 함께 가볍게 브런치를 즐기는 것도 좋은 전략입니다.

다음 댕댕런에서는 다음과 같은 계획을 세워볼 생각입니다:

- 출발 시간을 9시로 조정해 러닝 종료 시각을 오전 10~11시로 맞추기
- 서순라길을 최종 목적지로 설정해 러닝 후 카페 투어 진행
- 솔방울베이커리나 거처에서 전통 디저트로 마무리

솔직히 이런 방식의 러닝이라면 초보자도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러닝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과정 중에 경험하는 미식과 탐방이 진짜 재미니까요.